일상 다반사 / / 2020. 3. 3. 23:26

신입사원이 겪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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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앞둔 대학생들 최대의 관심사는 뭐니뭐니해도 취업입니다. 대학의 존재 목적은 본래 학문을 연구하고 전문지식과 교양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지만 팍팍한 우리의 현실은 대학을 마치 취업양성소와 같은 곳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학문을 연구하고 지식과 교양을 쌓아도 취직이 안되면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걸리죠. 그래서 지금의 대학교는 학문연구의 장이라기보다는 그냥 취직을 위한 직업훈련소 같은 곳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신입사원이 겪는 이상과 현실의 차이 - 취직을 위해 면접을 보고 있는 취업준비생들

 

 

아무튼 힘든 과정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대학생들은 신입사원으로서 부푼 꿈을 안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거친 후 각 부서에 배치되어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신입답게 패기가 넘치고 아이디어와 자신감이 넘칩니다. 내가 잘 해서 큰 꿈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가집니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치고 내가 열심히 하고 능력이 있으면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입사 전에 생각했던 이상과 지금 겪고 있는 현실 사이에 많은 괴리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현실이 전혀 다름을 깨닫고 좌절을 느낍니다. 그리고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체념하게 됩니다.

 

신입사원들이 이렇게 처음에 환상을 갖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이유는, 일단 직장생활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요즘 드라마에서 말도 안되는 환상적인 직장생활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기 때문일텐데요. 멋진 실장님과 예쁘지만 가난한 여주인공이 만나 싸우다가 이러쿵 저러쿵 어떻게 잘 되어서 해피엔딩을 끝나는 류의 드라마가 많은데 현실의 직장에서는 그런 모습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아니, 없죠.

 

저 역시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내가 열심히 하면 능력을 인정받고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고 힘든 일도 많겠지만 그래도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 등등의 기대감을 갖고 몇 년간을 아주 열심히 일했었습니다만 그간 흘러온 시간을 돌이켜보며 곰곰히 생각을 하면서 회사라는 곳과 직장생활에 대해 과거와는 좀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1.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속해 있느냐"는 것이다.​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어느 회사에 있느냐​는 것이 그 사람의 운명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같은 회사 안에서도 어느 부서에 있느냐, 어떤 상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직장생활이 펼쳐집니다. 마케팅, 재무, 기획 등 흔히 말하는 뽀대나는 부서에 있느냐 아니면 고객관리, 지방공장사업장 등 후방의 부서에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벌어지게 됩니다.

 

2.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낸다고 해서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니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그 능력 때문에 많은 일을 떠안고 하루종일 일에만 파뭍혀 사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일하나 대충 일하나 임원으로 올라갈 케이스가 아닌 이상 결국 마지막에는 "부장"에서 만나더군요. 좀 허무해 보였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결국 부장이 될 것인데 뭐하러 그렇게 열심히 일했나 하는 허무감이 밀려오게 되죠.

 

3.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안되는 일이 있다

예를 들면 다른 부서, 혹은 전임자가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일을 내가 뒤집어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천재라도 방법이 없습니다. 하루종일 욕먹으면서 노가다로 처리해 내는 수 밖에 없더군요.

 

4. 100개 중 99개를 잘 해도 하나를 잘못하면 그것만 부각된다.

잘하면 당연히 잘 되는 일인줄 압니다. 그걸 가지고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그것만 부각이 되고 욕을 먹게 됩니다. 능력있고 온순한 사람은 100개의 일을 맡아서 99개를 처리해내고 하나 잘못처리하면 그걸로 욕먹고, 반대로 부족한 능력과 까칠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나 그거 못해요~"하면서 일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아서 제시간에 다 처리하고 별다른 욕도 안먹고 일찍 퇴근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능력"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능력"이란 단어는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하면서 미묘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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